2022.4.16.(토)~4.30(토)
오프닝: 4.16(토) 2시
서울 인사동5길12, 아르떼 숲
전시 작가 : 김경미 박야일 박찬영 박혜경 전미선 정혜례나 정현수
<아르떼 숲> 개관을 기념한 매우 특별한 전시
숲그늘; 일곱 나무의 세상이야기
숲에는 다른 모습, 다른 생각들이 서로를 북돋우며 살아갑니다. 크다고 으스대지 않고, 작다고 졸지도 않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살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인사동 언덕에 대안문화공간을 내면서 그 이름을 <아르떼_ 숲>이라 지었습니다. '작고, 낮고, 느린‘ 숲살이를 닮아 그처럼 살자고 다짐하는 마음입니다.
개관을 기념해 '숲그늘; 일곱 나무의 세상이야기'라는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그렇다고 숲만을 그리는 건 아닙니다. 참여하는 일곱 작가는 나무가 그렇듯 잎을 내고 꽃을 피워내는 지난한 과정에서 길어 올린 나름의 세상이야기를 작품에 담았습니다. 숲살이를 닮자는 뜻에서 좋아하는 나무이름 하나씩 별칭으로 정했습니다. 나무의 보람은 여러분의 생각이 쉴 그늘자리를 내어주는 것입니다.
<김경미_버드나무>는 '어머니의 바다'를 그립니다. 아이를 잉태한 어머니의 양수와 바다는 그 성분이 같습니다. 생명의 시원이라는 점도 같습니다. 따라서 ‘바다’를 곧 ‘어머니’로 해석합니다. 다 받아주는 바다처럼, 어머니처럼. 탐욕의 노예로 살면서도 그 사슬을 벗지 못하는 우리에게 ‘바다를 보라, 어머니를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박야일_생강나무>는 '신호'를 그립니다. 신호는 기미, 조짐과 같은 뜻입니다. 여러 해 전에 심한 삶의 굴곡을 겪으면서 ‘너머’라는 주제로 앞날에 대한 불길한 예감을 그렸었습니다. 그러다가 ‘너머’란 곧 현실이므로 기웃대기보다 그 안으로 들어가는 용기로써 ‘들어가기’라는 주제의 작품을 그렸습니다. 지금은 ‘너머’,와 ‘들어가기’를 재해석한 ‘신호’라는 주제의 작품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가 그리는 신호란, 불확실한 게 아니라 곧 닥칠 일들의 조짐을 선험자로서 알려줍니다.
<박혜경_느티나무>는 ‘인연’을 그립니다. 캔버스 위에 천연의 실로써 인연의 풀어지고 맺어지는 섭리를 그리다가 ‘홍천강 드로잉’을 통해 강물이 그려내는 ‘인연’을 영상으로 이미지화하기도 했습니다. 해질녘 강물에 색색의 부표를 띄워 그것들의 흩어지고, 맴돌고, 만나지는 과정을 드론으로 담은 것인데, 우리가 만난 인연들과 그 시간들을 반추하게 합니다.
<박찬영_참죽나무>는 조개껍질이 지닌 자연 빛깔로 숲에 내려앉은 햇살을 그립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리는 게 아니라 ‘덧대는’작업입니다. 그에게 조개껍질은 곧 물감인 셈이며, 이러한 작업에 관한한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가가 포착한 다양한 풍경의 숲 사진 위에 덧대어진 조개껍질은 새로운 생명의 ‘숲;빛’으로 탄생합니다. 숲의 미세한 햇살과 나무와 이파리 위에 그의 손길에 의해 올라앉은 조개빛깔을 보면 경탄이 절로 나옵니다. 햇살이 내려앉은 숲에는 반짝이는 나뭇잎들과 글썽이는 돌부리들이 서로를 북돋아줍니다. 아름답고 공의로운 햇살을 보면서 ‘나는 의로운가’ 생각하게 합니다.
<전미선_미선나무>는 ‘물고기’, 혹은 ‘물고기자리’를 그립니다. 두텁게 덧발라진 유화물감의
질감은 마치 입체 부조를 연상하게 합니다. 사람들은 이 작품에 대해 물고기의 역동성을 표현한 것이라 하지만 사실은 물고기, 혹은 물고기자리가 주는 비상(飛上)과 상승(上昇)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점성학에서 <물고기자리>는 서양에서는 사랑을 베푸는 덕행의 의미로, 동양에서는 승천하는 용(龍)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정혜례나_자작나무>는 ‘인간군상’을 조각으로 표현합니다. 사람은 지구만물 가운데 하나의 형상으로 수백, 수천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생명체입니다. 저항하거나 환희하는,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상처를 주거나 받는 인간군상은 곧 나와 우리의 모습입니다. 살면서 가장 아픈 상처는 인간에게서 받습니다. 정혜례나 작가는 상처를 통해 성장하는 인간을 표현합니다.
<정현수_단풍나무>는 에세이와 같은 이야기를 담아 흙으로 빚어냅니다. ‘금요일 밤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네가 판단하지 마’와 같은 작품 명제들은 하나같이 수필의 꼭지 제목을 연상케 합니다. 그는 “정작 근본적인 이유지만 하찮고 소소한 일로 여겨지는 일들에 대해, 혹은 복잡하게 꼬인 것 같지만 사실은 단순한 일에 대해” 그것의 본질을 끄집어냅니다. 흙으로 빚어진 조각들의 표면은 흙이라기보다 녹슨 쇠덩이 같기도 하여 오래된 시간을 거슬러 나의 시간과 마주하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