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울노트
지난 주 오후 풀레인지 시청실을 찾았다. 다른 제품 리뷰 때문에 방문했는데 왠 조그만 인티앰프를 발견했는데 처음 그 모습은 뭔가 요즘 제품 같지 않은 디자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야마하 등에서 최근 출시하는 제품들처럼 매끈하게 다듬어진 전략적인 레트로 디자인도 아니었다. 중앙에 소울 노트라는 단어는 나에게 오디오가 아닌 재즈 레이블 소울 노트를 떠올리는 것 외에 아무런 정보도 떠오르게 하지 못했다. 자그마한 사이즈에 케이스는 아주 얇은 금속 패널로 심지어 상판은 손으로 만져보면 들뜨기도 한다. 최근 유행하는 통절삭 알루미늄 바디는 고사하고 마치 90년대 나왔던 소량 제작 수공 앰프 같은 인상이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소울노트라는 브랜드는 일본 음향 가전 메이커 마란츠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는 메이커였다. 우리는 대게 각 브랜드의 제품명이나 그 제품을 사용한 추억 그리고 음질과 디자인으로 브랜드를 기억한다. 하지만 다른 편에서 보면 매우 복잡한 인수, 합병의 과정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와 수많은 엔지니어, 제품 뒤에 가려져 있는 디자이너, 경연인들을 발견할 수 있다.
소울 마란츠가 50년대 미국에서 마란츠를 설립한 후 마란츠는 꽤 복잡한 인수와 합병을 거치며 지금 D&M 홀딩스 안에 편입되었다. 60년대에 마란츠는 수퍼스코프(Superscope Inc)에 인수되었고 속속 혁신적인 제품을 런칭하는 사이에 스탠다드 라디오(Standard Radio Corp.)와 일부 지분을 나누기도 했다. 일본 기업인 스탠다드 라디오는 이후 마란츠 재팬으로 회사명을 바꾸었으며 수퍼스코프는 네덜란드의 필립스에게 지분을 넘기기도 했다.
소울 노트의 대표인 나카자와는 바로 스탠다드 라디오 코포레인션에 근무했던 엔지니어로서 마란츠의 수많은 인수, 합병 시기를 함께 경험한 산 증인이다. 그리고 현재는 CSR 이라는 회사의 대표이자 하이파이 브랜드 소울 노트를 운영하고 있는 장본인이다. 특히 그는 음악을 감상하기 위한 하드웨어 중 시디피의 역사를 한 가운데에서 경험했고 이끌었던 주인공 중 하나다. 필립스 LHH100 이나 세계 최초의 1비트 비트스트림 시디 플레이어 LHH500은 물론 LHH800R 등의 개발에 참여했다. 도한 LHH A700 같은 Non-NFB 파워앰프를 개발에 있어서 그의 역할은 지대했다.
그는 회사를 떠나면서 그와 함께 음악과 순수 하이파이 오디오에 대한 열정을 가진 엔지니어들을 데리고 독립했다. 나카자와가 만든 SRC 는 업무용 오디오기기나 교육용 음향장비, 뮤직 콘솔이나 이미지 전송 장비 등 매우 다양한 장비를 개발, 공급한다. 하지만 평생 바쳐온 음악과 순수 하이파이 오디오에 대한 열정은 소울 노트라는 브랜드에 쏟아 붓고 있다.
SA710
소울 노트 라인업에는 앰프와 시디피 등이 있지만 이번에 마주한 첫 번째 소울 노트 제품은 인티앰프다. 본국에서는 SA1.0B 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으나 자국 밖에서는 SA710이라는 모델명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작은 사이즈에 고음질을 추구하는 소울 노트의 SA710 은 매우 진보적인 기술이나 엄청난 혁신 등 미래지향적인 제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 대신 오히려 매우 회고적인 방식에 독자적인 음질적 특성을 살리기 위한 아이디어를 설계에 적용하고 있다.
설 계
SA710 앰프의 설계는 외관과 달리 음질적으로 상당히 신경을 쓴 모습이다. 또한 현대에 와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앰프 디자인처럼 대출력에 강력한 드라이빙 능력보다는 음질적인 측면을 최대한 살려내는 설계다. 전원부의 심장 트랜스포머는 120VA 용량의 R 타입 코어를 사용했고 소용량 평활 컨덴서 등을 사용했으며 출력 트랜지스터는 TO-220 타입 트랜지스터를 사용해 푸쉬풀 증폭하는 형태다. 흥미로운 것은 NFB를 전혀 걸지 않았다. 그러니까 네거티브 피드백을 걸지 않고 순수한 신호를 그대로 증폭하는 Non-Negative Feedback 회로로 만들었다.
내부를 보면 뭔가 헐렁해 보이는 외관과는 전혀 딴 판이다. 입력과 출력단 등 모두 하나의PCB 보드에 설계되어 있지만 매우 체계적이다. 입력단과 출력단 모두 좌/우 채널을 완전히 분리 설계해놓고 있으며 OP 앰프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풀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중앙에는 방열판을 중심으로 한쪽에 나란히 출력 트랜지스터가 결합되어 있는 모습 등 매우 정갈하며 고음질을 위해 최선을 다한 고풍스러운 아날로그 증폭 앰프의 모습이다. 그리고 출력은 고작 10와트로 한정했다. 설계 패턴은 많이 다르지만 퍼스트 와트(First Watt) 등에서 이상으로 삼는 저출력 고음질을 그 이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후면을 보면 한 조의 스피커 출력단이 마련되어 있으며 입력단은 XLR 한 조 그리고 총 세 개의 RCA 입력단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파워앰프와 직결할 수 있도록 RCA 출력단자 두 조를 지원한다. 출려과는 별개로 게인이 낮기 때문에 입력단에는 입력 게인을 High, Low 두가지로 선택할 수 있는 조절 스위치를 마련해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셋 업
셋업을 위해 처음 매칭했던 스피커는 펜오디오 센야 시그니처 신형 북셀프다. 하지만 적정 게인을 얻기 위해서는 볼륨 열두시를 넘겨야만 했다. 저역 드라이빙이 힘들어 저역이 홀쭉해지고 전체적인 토널 밸런스가 역삼각형이 되어버린다. 명심해야 할 것은 SA710 은 작은 음량에서도 음악의 디테일과 다이내믹을 잃지 않는 고음질 설계다. 하지만 그런 설계 목표 때문에 반대로 소출력으로 디자인했고 따라서 능률이 높은 스피커와 매칭해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시청실에서 여러 스피커들을 가지고 고르다가 결국 낙점 받은 스피커는 달리 루비콘6 였고 여기에 오렌더 N10 과 650D를 엮어 소스기기로 활용했다. 좌측의 전원 스위치를 누르고 셀렉트를 LINE1 으로 조정한 후 음악을 재생하면서 볼륨을 서서히 높였다. 루비콘6에서도 볼륨은 열두시 가까이 올려야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는 물론 저역의 해상도, 다이내믹도 일정 수준 올라와 SA710 이 그제야 자신의 성능을 뽐내기 시작했다.
청 음
61/2인치 우퍼 두 발을 채용한 달리 루비콘6 는 88.5dB(2.83V/1m) 며 최대 SPL dB 는 110로 저음 반사형 타입이어서 SA710 이 구동하기에 아주 어려운 조건은 아니지만 아주 수월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SA710 의 면모를 간단히 알아보기엔 당시 최선의 선택이었다.
우선 영화 [Youth] 의 주제곡인 조수미의 ‘Simple Song’을 재생하자마자 따스한 음결에 잔향이 길고 풍부하게 이어진다. 토널 밸런스는 생각보다 낮아 차분하며 촉촉한 윤기가 사운드 표면에 흐른다. 조수미의 보컬이 마치 영화 한 장면을 연상시키듯 비애에 차있으며 조용히 몰입하게 만든다. 옥타브 낙차가 크지 않고 매우 온건한 편이지만 세밀하고 유연하며 부드럽다. 극도로 투명한 광대역, 고해상도 사운드는 SA701 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러한 앰프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고운 입자와 질감이 촘촘히 새겨져있다.
어쿠스틱 음악, 특히 기타나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의 어쿠스틱 레코딩에선 SA710의 장점이 가장 잘 살아난다. L.A.4 의 ‘Spain’을 들어보면 마치 진공관 앰프, 300B까지는 무리지만 EL34나 EL84를 채용한 소출력 앰프에서 들을 수 있을 법한 중역대의 말랑말랑한 질감이 느껴진다. 스트레스를 주는 긴장감이 없으며 약간 끈적한 소리 표면 때문인지 루비콘6에서 기존보다 더욱 달콤한 중역을 들을 수 있다. 저역이 아주 깊거나 다이내믹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타이밍이 크게 엉키지 않고 오밀조밀 짜임새 있으며 적당히 느슨하고 탄력적인 연주를 펼쳐낸다.
SA710 은 거의 대부분의 현대적인 스피커에서는 볼륨을 많이 올리게 된다. 아마도 풀레인지나 또는 90dB 이상의 고능률 혹은 동축 스피커들이 가장 잘 어울릴 듯하다. 루비콘6와의 매칭에서도 저역 드라이빙이 아주 깊고 탁월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적정 음량에서 곱고 따스하며 졸깃한 음결 및 다이내믹스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예를 들어 와이너리 독스의 ‘Desire’ 같은 강력한 록음악에서 적당히 팽팽한 리듬감이 물결치는 빌리 시언의 베이스, 민첩하고 에너지 넘치는 마이크 포트노이의 드럼 등 소란스럽지 않고 중후한 재생음을 들려준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볼륨을 올려도 고역에 날이 서거나 갈라지지 않아 피곤함이라고는 느낄 새 없이 완만하게 롤오프 곡선을 그린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는 피아노의 잔향에서 마치 과거 A클래스 인티앰프의 특성들이 유사하게 나타난다. 패스의 싱글엔디드 A클래스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진공관 앰프의 부드럽고 고운 배음을 떠올리게 한다. 피아노 타건은 잔잔한 잔향을 미세하게 내뿜으며 농염한 울림과 떨림을 만들어낸다. 바닥에 차분히 깔리는 차분한 잔향과 홀톤은 기분 좋게 음악에 침잠하게 만든다. 벼락같은 임팩트와 번개같은 스피드가 없이도 음악은 충분히 즐겁다.
총 평
소울 노트의 앰프를 테스트하면서 생각하는 엔지니어들이 몇 명 있다. 당연히 소울 마란츠가 생각나며 뮤지컬 피델리티의 앤서니 마이클슨도 떠오른다. 또 한 명은 진공관 앰프의 장인 파라비치니 같은 디자이너다. 정교하고 빠른, 초스피드 광대역에 대출력으로 무쇠덩어리 같은 저능률의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와의 매칭을 염두에 둔다면 절대 피해야 할 존재들이다. 그러나 소울 노트는 마치 그들의 앰프처럼 고능률 스피커와 매칭에서 깃털처럼 산뜻한 고역과 우윳빛처럼 풍윤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즐길 수 있다. 커다란 공간에서 볼륨을 한껏 올리고 큰 음량으로 대편성 클래식이나 팝을 즐기겠다면 이 앰프보다 좋은 앰프가 많다. 하지만 방에서 적절한 볼륨으로 고능률 스피커를 섬세하고 부드럽게 울려 여운이 깊고 낭랑한 소리를 즐기고 싶다면 일청해보길 권한다.
S P E C
Output
| speakers: | 2x10 W (8 Ω) |
|---|---|
| headphone | 3 W (32 Ω) |
| Preout: | 2 V (10 kΩ) |
THD
| speakers: | 0,2% (10 Hz ~ 100 kHz, 3,3 W, 8 Ω) |
|---|---|
| headphone: | 0,03% (10 Hz ~ 100 kHz, 200 mV, 32 Ω) |
| pre-out: | 0,05% (10 Hz ~ 100 kHz, 2 V, 10 kΩ) |
Frequency response
| speakers output | 5 Hz ~ 350 kHz (+0/-1 dB, 1 W, 8 Ω) |
|---|---|
| headphone output | 5 Hz ~ 400 kHz (+0/-1 dB, 200 mW, 32 Ω) |
| pre-out | 5 Hz ~ 400 kHz (+0/-1 dB, 2 V, 10 kΩ) |
Input sensitivity / impedance
| H: 0,775 V/5 k Ω (inputs: 1,2,3) 0,775 V/10 kΩ (XLR) | |
| L: 4 V/25 kΩ (inputs: 1,2,3) 4 V/50 kΩ (XLR) | |
| Gain | H: 22 dB, L: 8 dB |
| S/N Ratio | 115 dB (IHF A Network) |
| Power consumption | 32 W; 16 W (idle) |
| Dimensions | 420(S) x 98(W) x 243(G) mm |
| Weight | 6 kg |
| 제품문의 | 탑오디오 070-7767-702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