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안티폰연구소'라는 오디오 메이커가 있습니다.
아주 작은 1인 공방입니다. 저희 점방에서 그리 멀지 않아
가끔씩 만나 식사도 하고 오디오에 관한 얘기도 합니다.
처음엔 앰프만 만들다가 트랜스에 노하우가 생기니
전원트랜스, 승압트랜스 등도 만들고 또 케이블까지
만드니 준종합 메이커는 됩니다.

위의 사진은 안티폰연구소에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MC 승압트랜스입니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은 일단
외관에서 나타납니다. 참 깔끔합니다. 음식으로 치면
시각적으로 아주 맛깔스럽게 보입니다.

여러 해 전에 제작했던 MC DRIVE가 중고로 들어와 소리를
들어보니 아주 마음에 들어서 인터넷에 올렸더니 봄바람에
게눈 감추듯 낚아채 갔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주 인기
모델이더라고요. 음악을 많이 듣는 지휘자 한 분은 극찬을
아끼지 않고 묻는 분이 있으면 무조건 추천해 드리더라고요
그래서 더 발전된 신형의 MC DRIVE가 있다는 걸 알고는
연락하여 주문했더니 파란 비닐에 포장하여 가져왔습니다.
1인 공방이고 대량생산되는 제품이 아니다 보니 포장은
기대하지 않습니다. 내용이 중요한 것이지요. 기대됩니다.
마침 저희한테 전통의 인기 모델인 Ortofon T-2000 깨끗한 것이
있어서 비교해 들어보았습니다. 소스로는 오른쪽에 약간 보이는
가라드301 헤머톤에다 오르토폰 RMG-309 구형암, SPU 마이스터
실버 mk2 카트리지로 하고 올닉의 LCR 포노앰프인 H-1500 II Plus에
연결하여 들어보았습니다.
결과를 말하면 안티폰연구소 MC DRIVE의 소리가 더 좋게 들립니다.
뒤를 보면 IN-HI, IN-LO와 OUT 단자가 있습니다. 전에는
좋은 음질은 WBT라는 공식 아닌 선입견으로 무조건 WBT를
사용하였으나 아날로그의 대가인 Ch원장님의 추천으로
CMC 쿠퍼 단자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단자에 작은 글자로
그렇게 쓰여 있습니다. 그 후 소리의 발전이 아주 많았다고 합니다.
그건 그렇고 단자를 장착한 모습 좀 보십시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 맞게 구멍을 파서 쿠퍼 단자를
삽입하여 정밀하게 조립하였습니다. 누구나 다 이렇게
만들 수 있지만 누구나 다 이렇게 정밀하지는 않습니다.
정성입니다. 정성 하나하나가 모여서 전체를 이루고 전체가
오래 쌓이다 보면 명품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작은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어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이 감동이 나비효과가 되어 태풍을 일으킵니다.
작은 감동은 또 있습니다. 승압트랜스에 접지선을 두 개
연결해야 합니다. 보통 스압트랜스에는 접지가 하나만 있어서
두 개를 한 곳에 같이 결속하기가 꽤 신경 쓰이는데 접지를
두 개 만들어 아주 쉽게 결속할 수 있습니다. 불편함을 보면
발명가는 그걸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지만, 저희 같은 사람들은
그 불편함을 해결하기보다는 숙달되려고 노력을 하지요.
상상만 해도 편리함이 느껴집니다.
'ANTIPHON'이라 새긴 까만 바탕의 흰 글씨로 된 명찰을 하얀
몸체에 삽입하니 색대비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오른쪽 밑에는
정상규사장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는 글자가 선명하지도
희미하지도 않게 은은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정상규사장은 원래 오디오파일로 점방을 드나들던 손님이었으나
20여 년 전 제작자로 변신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트랜스 제작에서 일가를 이루었습니다. 트랜스로 하여금
소리를 이리저리 몰고다니는 트랜스 연금술사가 되었습니다.
소리를 '좌측 전방으로 이보'를 주문하면 그렇게 소리를 몰고가고
'우측 뒤로 삼보'를 원하면 소리는 그 곳에 가 있습니다. 이는 20 년
외길의 경험과 비결이 녹아있는 정상규사장만의 트랜스 노하우로,
MC DRIVE에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다시 뒤를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입력은 HI, LO 두 가지가
있습니다. HI는 센 출력, LO는 낮은 출력의 MC카트리지
인풋잭입니다. 0.3mV를 기준으로 나눕니다. HI 48배, LO는
60배 증폭한다고 합니다. 왜 10배가 아니고 이렇게 배율이
높으냐고요? 그래야 소리에서 저음도 나오고 발란스를
잘 맞춘다고 제작자인 장상규사장은 강변하십니다. 소리를
들어보면 알 수 있긴 합니다. 소리가 그걸 대변합니다.
음이 T-2000보다 굵고 선명도에서도 앞서고 전체적으로
소리의 중심이 더 낮은 주파수대역에 있어서 힘도 더 있게
들립니다. 간혹 T-2000이 좋다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일반적으로 MC DRIVE의 손을 들어줍니다. 그 오랜 전통의
명기와 비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요?
윗면과 옆면이 만나는 모서리를 쳐내어 날카로움을 부드럽게 처리한
사선의 모서리, 사각의 수직 모서리를 둥글게 가공하여 만나는 옆면과의
자연스러움, 그렇게 만들어진 선명한 곡선은 마치 MC DRIVE의 음질을
대변하는 듯 합니다. 적당하게 굵어서 에너지가 느껴지는 저역과 뚜렷한
윤곽으로 소리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는 중역, 맑고도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나올 소리를 다 표현하는 고역은 MC DRIVE의 이 사진이 모든 걸 얘기합니다.
궁금하시죠?
그러면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두드리면 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