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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럭셔리한 인티앰프 한 대를 꼽으라면 독일 버메스터(Burmester)의 032를 빼놓을 수 없다. 외관에 번쩍번쩍 크롬 도금을 아낌없이 둘렀고, 앰프 디자인이 고대 그리스 신전을 닮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1977년에 설립된 버메스터라는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럭셔리 오디오의 상징이고, 032가 들려준 음의 감촉이 웬만한 앰프는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기에 그렇다.

버메스터 032 인티앰프
사실 1983년에 하이파이 파워앰프 최초로 밸런스 설계를 투입하고, 1994년에 전통적인 돔 트위터 대신에 AMT 트위터를 채택하는 등 선구적인 안목과 이에 걸맞은 하이엔드 사운드를 들려준 제작사가 바로 버메스터다. 이들의 프리앰프 808과 파워앰프 909가 마크 5, 파워앰프 911이 마크 3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도 이들의 사운드와 설계가 처음부터 완성형이었다는 증거다.

마크 5까지 진화한 버메스터 909 MK5 파워앰프
몇 해 전 한국을 찾은 버메스터 임원에게 ‘왜 첫 직장으로 버메스터를 택했냐’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자신이 오디오를 무척 좋아하는데,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페라리에서 일하고 싶은 것과 같은 이유로 버메스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버메스터는 이 정도로 독일 자국민한테도 신뢰를 받고 있는 브랜드다.
현재 버메스터는 모노블록 파워앰프 159와 BC350 스피커가 포진한 플래그십 시그니처 라인부터 시작해 808 Mk5, 909 MK5 등이 있는 레퍼런스 라인, 911 MK3 등으로 유명한 톱 라인, 그리고 이번 시청기인 032가 둥지를 튼 클래식 라인으로 짜여있다. 클래식 라인에는 956 MK2 파워앰프, 035 프리앰프, 036 파워앰프도 있다.
버메스터 모델명은 출시 연도와 월 혹은 개발이 완료된 연도와 월을 뜻하는데, 롱 셀러 032 인티앰프는 2003년 2월에 첫 선을 보였고, 새 디자인의 DAC 내장 인티앰프 232는 올해 2월에 개발을 끝내 5월 뮌헨 쇼에서 첫 선을 보였다.
032 실물을 접한 사람들 대부분은 감탄사부터 내뱉는다.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위풍당당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뽐내기 때문이다. 방열판이 양 사이드는 물론 전면 패널에도 붙어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그야말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의 성공 사례. 앰프 디자인이 이 정도 되면 집에 두기 아깝다.

버메스터 032 인티앰프의 상판, 전면 제어판, 사이드에 장착된 방열판 모습
자그마한 디스플레이와 버튼, 노브가 달린 크롬 도금 전면 중앙 패널도 포인트. 그렇다고 멋만 부린 것은 아니다. 디스플레이 등에서 나오는 노이즈가 안쪽 오디오 신호에 영향을 줄까 봐 패널 자체를 두께 25mm의 황동을 깎아 만들었다. 물론 버튼과 노브 동작에 따른 진동 저감을 위한 목적도 있다.
032는 기본적으로 클래스 AB 증폭 설계로 4Ω에서 171W를 내는 인티앰프이며, 전압 증폭단은 클래스 A로 작동하는 버메스터 X-Amp 설계를 취했다. 입력단자는 밸런스 3조, 언밸런스 2조 구성. 프리아웃 단자 역시 밸런스와 언밸런스 각 1조씩 마련했다. 6.3mm 헤드폰 잭은 후면에 마련, 깔끔한 앰프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했다.

버메스터 032 인티앰프의 후면부 단자
설계 면에서는 입력단부터 출력단까지 밸런스 설계를 취해 노이즈 유입을 최소화하고, 신호 경로 상에 음질에 방해가 되는 커패시터를 없애(DC-coupled) 음의 순도를 높인 점이 눈에 띈다. 리니어 파워 서플라이와 출력단을 잇는 내부 배선재로 아주 두꺼운 고순도 동선을 쓴 점도 과연 버메스터다운 설계다. 앰프 제작은 독일 베를린에서 이뤄진다.
이 밖에 스펙 중에서는 1000이 넘는 댐핑 팩터와 0.006%에 불과한 왜곡률, 그리고 주파수 응답 특성이 +/-3dB 기준 10Hz~200kHz에 이를 정도로 광대역 한 점이 돋보인다.
버메스터 수입사인 소리샵 청담매장에서 진행한 032 시청에는 소스 기기로 T+A의 MP200R, 스피커로 KEF의 플래그십 Blade One Meta를 동원했다. 케이블은 크리스탈 케이블의 플래그십 아트(Art) 시리즈가 총출동했다. 032 시청에는 최소 이 정도 대접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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