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앰프를 보고 들으면서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 치밀한 만듦새와 시크한 외관, 압도적인 덩치에 먼저 놀라고, 그들이 들려준 샘물처럼 청정한 소릿결과 광활한 사운드스테이지, 자글자글한 이미지, 그리고 대형 스피커를 쥐락펴락하는 구동력에 두번 놀라는 것이다. 미국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의 프리앰프 ‘Virgo III’(버고3)와 모노블럭 파워앰프 ‘Centaur II Mono’(센토2 모노)가 꼭 그랬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컨스텔레이션 앰프를 최근 1년 동안 아랫 모델부터 순차적으로 듣게 됐다. 엔트리 라인업인 ‘인스피레이션(Inspiration)’ 시리즈의 프리 ‘Preamp 1.0’과 스테레오 파워 ‘Stereo 1.0’, 그리고 올해 새로 선보인 ‘리빌레이션(Revelation)’ 시리즈의 프리 ‘Pictor’와 스테레오 파워 ‘Taurus Stereo’였다. 그러다 며칠 전 하이파이클럽 청담시청실에서 들은 주인공이 바로 ‘퍼포먼스(Performance)’ 시리즈의 이번 시청기들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최상위 플래그십 ‘레퍼런스(Reference)’ 시리즈뿐이다.
컨스텔레이션 앰프들의 인상은 이랬다. 일단 외관이다. 하나같이 은은한 회색빛에 심플하면서도 단단한 골격이 눈에 띈다. 심지어 프리앰프의 LCD 디스플레이에도 화려한 칼러가 빠졌고 조작 노브도 단 2개만 눈에 보인다. 파워앰프 역시 전원 온오프와 뮤트 기능을 담당하는 전면의 바 형태 버튼을 빼놓고는 군더더기가 일체 없다. 그러면서도 동그란 구멍이 이중으로 뚫린 측면 방열판을 보는 맛은 정말 아찔할 정도로 최고다. 전체적으로 무표정하고 시크하다.
소리는 이런 외관을 빼닮았다. 자기 주장이나 쓸데없는 고집을 피지 않는다. 화사한 색채를 입히거나 스피커를 무지막지하게 밀어부쳐 자지러지게 만들지도 않는다. 대신, 입력신호를 빼놓지 않고 일일이 어루만져 순결하게 증폭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따라서 컨스텔레이션 앰프에게서는 ‘대충’이나 ‘적당’이 없다. 소리는 한결같이 투명하고 스무스하다. 그리고 이번 ‘Virgo III’와 ‘Centaur II Mono’ 조합은 이같은 외관과 사운드를, 그 놀라운 가격대만큼이나 거의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컨스텔레이션, 오디오계 스타들이 뭉친 디자인 하우스”
컨스텔레이션은 잘 알려진 대로 지구별 오디오계의 스타들이 뭉쳐 제품 제작에 뛰어든 하이엔드 디자인 하우스. 호주 출신의 사업가 무랄리 무루가수(Murali Murugasu)가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했는데, 프로젝트식으로 참여한 엔지니어나 디자이너의 면면을 보면 왜 이 회사가 사명을 ‘성좌’를 뜻하는 ‘Constellation’이라고 지었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들이 만든 앰프 이름이 하나같이 별자리 혹은 별 이름인 또다른 이유다. 참고로 ‘Virgo’는 처녀자리, ‘Centaur’는 켄타우르스 자리다.
우선 전체 엔지니어링을 총괄하는 피터 매드닉(Peter Madnick)은 오디오 알케미를 비롯해 몬스터케이블, 깁슨, 사운드매터스, 벨킨 등에서 35년을 일한 베테랑 오디오 엔지니어. 컨스텔레이션의 실질적인 조각을 이끌어낸 사람이다. 파워앰프 설계를 주도하는 바스컴 킹(Bascom King)은 인피니티, 마란츠, 카운터포인트, 오디오 알케미, 콘래드존슨에서 근무했고, 포노 및 프리앰프 회로의 대가 존 컬(John Curl)은 컨스텔레이션의 포노스테이지와 프리앰프의 핵심 설계를 맡았다.
이밖에 스펙트랄을 설립했고 락포트, 누포스, 몬스터케이블 등에서 일한 데미안 마틴(Demian Martin), 오디오 알케미 출신의 디지털 신호처리 알고리즘 전문가 키스 앨솝(Keith Allsop), 메카니컬 엔지니어 브래드 바비노(Brad Babineaux), FPGA 기반 디지털 전문가 케드릭 메자(Cedric Meza) 등이 힘을 보태고 있다. 아,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로 이미 에어, 레졸루션 오디오 제품들을 디자인해온 알렉스 라스무센(Alex Rasmussen)도 빼놓을 수 없다. 컨스텔레이션의 세일즈 담당 부사장 어브 그로스(Irv Gross)도 크렐과 매지코를 거친 베테랑이다. 회로를 더해 퍼포먼스 센지 않도록 하여 안정적인 구동을 보증합니다.
파워앰프 ‘Centaur II Mono’의 설계디자인”
‘Centaur II Mono’는 기본적으로 MOSFET을 출력 트랜지스터로 사용, 클래스AB 증폭으로 8옴에서 500W, 4옴에서 800W, 2옴에서 1000W를 내는 모노블럭 솔리드 파워앰프. 흥미로운 것은 컨스텔레이션의 모든 파워앰프 출력단이 125W 출력의 싱글 엔디드 증폭모듈 조합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Centaur II’의 경우 채널당(블럭당) 4개의 모듈이 투입됐고, 상급기인 레퍼런스 시리즈의 ‘Hercules II Mono’는 8개가 투입돼 8옴에서 1100W를 끄집어낸다.
그런데 각 모듈이 N채널 MOSFET만 사용한다는 점(8개), 그리고 이들 모듈을 소위 ‘밸런스 브릿지’(balanced bridge) 방식으로 조합해 결과적으로 푸쉬풀 및 밸런스로 작동케 하는 점 역시 독특하다. 컨스텔레이션에 따르면 N채널 MOSFET만 투입한 것은 N채널(네거티브)과 P채널(포지티브) 소자의 특성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 따라서 N채널만으로 푸쉬풀 및 밸런스 회로를 짤 경우, 푸쉬풀 구동의 고질병인 노치 에러를 줄일 수 있고 밸런스 특성, 즉 노이즈 제거 특성이 뛰어나 소리의 투명도가 훨씬 높아진다고 한다.
’Centaur II Mono’를 비롯해 이전 컨스텔레이션 파워앰프 시청에서 직열3극관 싱글 앰프의 소릿결이 반복해서 느껴진 것은 아마 이같은 ‘싱글엔디드 증폭모듈 + N채널 MOSFET만의 컴플리멘터리 회로 구성 + 밸런스 브릿지 설계’ 덕분으로 보여진다.
이처럼 내부 회로 구성은 똑같지만 ‘Centaur II Mono’의 외관과 전원부는 거의 다른 라인업이라고 할 만큼 오리지널에 비해 일취월장했다. 우선 1600W의 기함급 토로이달 트랜스포머가 진두지휘하는 파워서플라이의 용량이 무려 3배나 증가했다. 즉, 전작에서는 6개에 불과했던 1만μF짜리 커패시터가 ‘II’로 버전업되면서 18개로 늘어난 것이다. 이쯤되면 원래 잘 달리고 멈추던 레이싱카에 최신 엔진까지 장착한 수준이다. 이같은 파워서플라이의 용량 및 부품 증가에 따라, 그리고 더 크고 깊은 방열판 제작의 필요성에 따라 무게와 덩치가 커졌다. 무게는 44.5kg에서 68kg으로 늘어났고, 크기는 432mm(폭) x 280mm(높이) x 508mm(안길이)에서 476mm x 292mm x 616mm로 늘었다. 또한 방열판의 쿨링 효율이 높아져 바이어스 전류를 전작에 비해 25%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클래스A로 동작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클래스A 증폭 구간이 넓어질수록 노치 왜곡은 줄어들고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재생할 수 있는 법이다.
이밖에 ‘Centaur II Mono’ 입력 스테이지에는 위에서 언급한 풀 밸런스 설계의 라인 스테이지 게인 모듈이 투입됐다. 때문에 컨스텔레이션 프리앰프와 다이렉트 모드(밸런스)로 연결되는 경우 파워앰프쪽의 입력 스테이지는 그대로 통과하게 된다. 컨스텔레이션에 따르면 이 경우 게인은 26dB에서 14dB로 줄어들지만 신호경로 단축으로 인해 보다 순도 높은 사운드가 얻어진다고 한다. 물론 타사 브랜드의 프리앰프와 일반 단자를 통해 밸런스/언밸런스 연결될 경우에는 ‘Centaur II Mono’의 라인 스테이지 게인 모듈을 거치게 된다.